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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활동

[예장합동 참관기2] 전병욱 사건은 분명, 현재진행형

by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16. 10. 12.

전병욱 사건은 분명, 현재진행형

삼일교회 치유와 공의를 위한 TF팀 채정우

 

삼일교회는 예장합동 총회장에서 평화적인 집회를 통해 전병욱 목사 사건의 흐름을 매번 알리고 있습니다. 이는 총회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해결이 계속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입니다. 2010년 제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오게 된 전병욱 목사 사건은 분명, 현재진행형입니다. 합당한 권징과 치리를 통해 피해 자매들의 상처를 회복하고 바닥으로 추락한 한국 기독교의 명예와 도덕성을 바로잡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예장합동. 101회 총회장에 삼일교회 치유와 공의를 위한 TF은 또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와 함께 전병욱 목사 치리와 목회자 성범죄 처벌법 제정 촉구시위를 진행하며 겪은 총회의 이모저모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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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회도 매일같이 전국에서 모인 성도들과 함께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유인물을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총대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습니다. “전병욱 목사 사건을 이렇게 끌고 오는 건 덕이 안 된다.”, “기자들도 싫어한다.”, “노회로 가야지 왜 여기서 이래?” 등등의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런 목사를 제대로 총회에서 해결해야 건강한 기독교가 자리 잡는 겁니다.”, “힘내세요,”, “밥은 먹고 하나요?”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삼일교회가 이번에 또다시 총회장을 찾게 된 이유는, 지난 20161월에 있었던 평양노회 재판의 비양심적인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평양노회는 사건의 원고여야 할 삼일교회를 참고인 자격으로 박탈하는 기형적인 재판부를 구성해 3차에 걸친 재판을 열고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을 졸속으로 처리했습니다. 노회분립및재판.png

이미 201410, 평양노회에서 열린 재판 때 피해 자매들의 직접 증언이 있었지만, 당시는 노회 분립을 앞둔 시점이었고, 평양노회 재판국은 재판 결과를 결정하는 날 의결정족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재판국은 해산했습니다. 그래서 삼일교회는 노회에서는 해결이 안 되니 총회에서 재판해달라는 상소를 했지만, 총회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상소를 무시했었습니다. 그래서 2015년 예장합동총회에 가서 피켓시위를 했었고, 100명이 넘는 총대의 서명을 받아 긴급동의안을 상정해 결국 노회에서 재판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결의되어 최근에 평양노회에서 재판을 다시 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린 재판국은 졸속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그 재판 결과에 따라 상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노회분립위원회의 결의를 근거로 상소했지만, 그 상소가 어떻게 처리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상소가 받아들여지고 올바른 재판부가 구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관과 집회를 이어갔으나, 매 순간 고비의 연속이었습니다. 총회 첫날, '전병욱 목사 재판에 대한 상소 및 소원' 건은 총회보고서에서 아예 확인할 수도 없었고, 결국 둘째날 헌의부에서 기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이 사건을 제대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총대들의 강단 있는 주장과 치열한 공방 끝에 평양노회가 재판할 당시 삼일교회는 원고가 아니었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에 힘입어 정치부로 상정되어 기사회생하는 듯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부에서는 안건을 기각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찬반의 목소리가 나와서 거수로 표결했지만 정치부 보고대로 기각하자는 의견이 260, 재판부로 넘겨 재판하자는 의견이 251표를 얻어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예장합동총회는 재판을 열지 않기로 결정이 나고 말았습니다.

당시 기각하자는 주장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이유인즉슨, 목사의 범죄는 복음 전파에 덕이 안 되니 덮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발언이 끝나자 이에 박수치며 호응하는 총대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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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전파에 도움이 안되니 덮어버리자?

기각 결정 소식이 들리자 총회 바깥에서 총회에 함께 해 준 여러 성도는 아쉬움과 상처가 교차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여러 사람이 집회 기간에 교제로 친해졌고, 밝고 건강한 분위기가 가득했지만, 당혹스러운 결과 앞에 잠시 침묵이 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삼일교회는 전병욱 목사 사건을 알리고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이미 삼일교회에서는 전병욱 목사 사건의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 상담 기구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요. 전병욱 목사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 성폭력 피해자들이 상담할 기구 하나 없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총회장에서 함께 비를 맞으며 집회한 분 중에는 여성안수 허가 촉구시위를 위해 오신 총신대학교 여성동문회, 교수님들도 계셨습니다. 전병욱 목사 사건은 교회 내 여성의 문제와 맞물려 있으므로 그분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그 밖에도 101회 총회장에는, 사랑의 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회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귀한 발걸음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배포되는 1,500쪽 가량의 총회보고서의 내용을 과연 총대들이 다 인지하고 토론할 수 있을지, 이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길을 걷다가도 당시의 상처와 오욕의 세월 속에 눈물로 밤을 지새우거나 비탄에 빠져 있을 피해 자매들을 떠올려 봅니다. 피해자들의 심경을 헤아리며 제대로 된 재판부를 구성하고, 권징할 책임의식 있는 총대들의 모습을 끝까지 기대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예장합동 총회에서 안타까운 한국교회가 다시 거룩함과 말씀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참관기를 마칩니다.

 


 ※ 이 글은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