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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신학생의 눈으로 보는 교단 총회 [2009/9/1]

by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12. 1. 16.

신학생의 눈으로 보는 교단 총회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 주최 신학생 초청 좌담회

 

   
 
  ▲ 이동진 씨는 특정 교단에 속하면 정치 목사에게 물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초교파 신학교에 진학했다. ⓒ 뉴스앤조이 김세진  
 
'솥뚜껑 삼겹살, 금권 선거, 파워 게임.' 교단 총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공동대표 김동한·남기업·박득훈)가 8월 31일 연 신학생 좌담회에 참석한 각 교단 신학교 학생들은 "교단 총회는 권력 충족의 장"이라고 했다. 총회가 파워 게임과 금권 선거가 벌어지는 장이라는 뜻이다. 총회 임원 후보자들이 삼겹살을 먹이면서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에 '솥뚜껑 삼겹살'이라고도 부른다.

자기 맘에 안 든다고 이단으로 몰아가나

좌담회에 참석한 신학생 중에는 "금권이나 권력에 집착하는 목사에게 염증을 느껴 초교파 신학교에 진학했다"는 이가 있었다. 이동진 씨는 특정 교단에 속하면 정치 목사에게 물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목회자에서 삯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초교파 신학교에 진학했다. 동기들 중에도 같은 이유로 학교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 씨는 "이재철 목사가 처한 상황을 보라. 노회장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명하거나 이단으로 몰아가는 게 부지기수다. 노회장 중심, 총회장 중심으로 끼리끼리 뭉친다"고 말했다.

감리교신학대학원에 다니는 이효성 씨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 감리사 제도를 비판했다. 수직적인 감리사 제도는 기독교가 말하는 평등 개념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씨는 "총회에서도 의견이 평등하게 수렴되지 않는다. 총회 행정이 편협하거나 피부에 닿지 않는다"고 했다. "교인의 60~70%가 여성이지만 여성 총대 수가 적고, 젊은이보다 나이 든 사람들이 많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고 했다.

한신대에 다니는 이다현 씨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서재일)가 에큐메니컬 정신을 강조하는데 정작 에큐메니컬을 외치는 사람들은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정통·총회장 장원기) 교단 신학교인 백석대학교에 다니는 서동진 씨는 "교단 총회가 대의정치의 역할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서 씨는 "교회 당회도 대의정치를 하지 못한다. 교인들 의견이 당회에도 전달되지 않는데 총회까지 가겠는가" 하고 말했다.

총장 싸움 때문에 골병드는 학생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총회장 최병남) 소속 총신대학교에 다니는 박소망 씨는 "총장 대신 총장대리라고 적힌 졸업장을 받는 기분을 아는가" 물었다. 총신대 총장 자리는 다툼으로 인해 현재 공석이다. 박 씨는 "어른들이 과연 학생을 위해 일하는지 궁금하다.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것인지, 이권을 얻으려고 다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감리교신학대학원 이효성 씨는 "감리교회가 스스로 정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정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내부에서 곪게 하지 말고 외부로 터뜨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씨는 "감독회장직을 둘러싼 싸움 뒤에 있는 근원적 문제를 살피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대 서동진 씨는 "예장통합과 합동정통이 통합하려는 과정 중에 있다. 이름만 통합하지 말고 진정한 에큐메니컬의 모습,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 '청년이 본 교단 총회' 좌담회에 참석한 신학생이 다른 교단 신학교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 ⓒ 뉴스앤조이 김세진  
 
총회 시간을 저녁으로 바꾸자

감신대 이효성 씨는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씨는 "큰 목소리를 내려고 하기보다 작은 목소리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그것이 구조를 바꾼다"고 했다.

한신대 이다현 씨는 '회개'를 강조했다. 기장이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외칠 뿐 아니라 내부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한신대 권혁신 씨는 "약속을 지키고 첫 마음을 찾자"고 했다. "일정한 자리에 올라가면 마음이 바뀌는 목사들을 보았는데,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면 변질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 씨는 "신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금부터 고민한다면 나중에 한국교회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신대 강승구 씨는 "교단 총회에서 사람의 정치가 아닌 하나님의 정치, 믿음의 정치를 하라"고 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 다니는 황혜정 씨는 "평신도 의식을 깨워야 한다"고 했다. 문제가 있는 목사들에게 권한을 준 것은 평신도이기 때문이다. 총신대에 다니는 박소망 씨는 "더 많은 평신도가 총회에 참여해 의견을 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 제안으로 남기평 씨는 "평신도들이 총회에 참가하거나 참관하게 하기 위해 총회 시간을 저녁으로 바꾸자"고 했다.

   
 
  ▲ '청년의 눈으로 본 교단 총회'에는 각 교단 신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전도사와 평신도 등 각자가 처한 위치는 다양했지만, 교단 총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 뉴스앤조이 김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