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관활동

2004년 예장개혁 총회 참관기 [뉴조2004/09/23]

by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12. 1. 16.

찬송가와 어울리지 않는 '교단 분열 총회'

예장 개혁 서울 측 총회 참관기…국회 탄핵 날치기 통과 풍경과 다를 바 없어

 

 
▲ 비상 정회 후 강단을 막고 앉아 있는 총대들. ⓒ박창수

 

22일인 수요일에 '올바른 교단 총회 정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가입한 성토모(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가 참관을 맡은 총회는 예장개혁 서울 측이다. 나와 고영근 간사 두 사람은 일산에 있는 대림교회로 가서 그 총회를 참관했다. 도착하자마자 3층 회의장 안에서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들렸다. 4층 참관석에 올라갔다. 회의장 중앙 강단 옆에서 한 사람이 마이크를 들고 자기주장을 계속했고, 또 7~8명의 사람들이 강단을 에워쌌다. 미리 관련 기사를 읽고 총회 핵심이 '교단 내 분열 문제'라는 것을 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상황을 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마침 아래 3층 회의장에서 취재 중인 CBS 나이영 기자가 보였다. 3층으로 내려가 인사하고 이 상황과 배경을 들었다. 예장개혁은 그 안에 여러 군소 파들이 있지만 크게 광주 측과 서울 측 둘이 있었는데, 그 중 서울 측이 현 총회장 측과 증경 총회장 측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다시 둘로 나뉠 위기에 빠졌다. 이번 총회도 분열되어 각기 따로 개최될 뻔 했다. 그러나 교단 내 깨어있는 젊은 목회자 7인이 '교단을 사랑하는 목회자 모임'(약칭 교사모)을 구성하여 교단 분열을 막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그 결과 가까스로 오늘 이 곳에서 함께 총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제부터 오늘까지 합의안 마련을 위해 애쓴 교사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총무 인선 등 현안에서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고, 임원 선출을 하지 못하자 결국 현 총회장이 일방적으로 비상 정회를 선포해 버렸다. 그러자 그것에 항의하는 총대들과 반대로 옹호하는 총대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들어가면서 듣게 된 고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현 총회장 측 총대들 7~8명이 강단 앞으로 나와서, 증경 총회장 측 총대들이 혹시라도 현 총회장 탄핵 결의와 비상 총회 개회를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간 장애물을 친 것이다. 국회 날치기 통과 풍경과 별로 다를 바 없었다.

4층 참관석에서 사실상 교단 분열의 수순을 밟고 있는, 어지러운 아래 회의장을 내려다보는데, 찬송가 반주는 계속 흘러나와 회의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너무나 귀에 익은 찬송가 가락과 너무도 대비되는 총회 풍경. 마음이 씁쓸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다. 내 모교회는 예장개혁 측 교회이다. 내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앙을 배우고 예배를 드렸던 나의 어머니와 같은 교회. 그런데 나는 내 모교회가 현재 광주 측인지 서울 측인지 알지 못한다.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아마도 이런 총회 풍경을 연출하면서 광주 측과 서울 측으로 분열됐으리라. 그런데 다시 그 중 하나가 둘로 분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예장합동 교단과 개혁 교단의 분리, 그 전에는 예장통합 교단과 합동 교단의 분리, 그 전에는 기장 교단과 예장 교단의 분리, 그 전에는 고신 교단의 분리. 내가 아는 한국 장로교의 교단 분열사이다.

만약 교사모 소속 7인의 목회자를 비롯해서 오늘 분열상을 바라보며 허탈해 한 뜻있는 분들마저 없었더라면 캄캄한 절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남아 있어서 한국교회는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단 분열을 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도 바울의 책망으로 엄중히 묻고 싶다.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뇨?"(고전1:13).

박창수 간사 /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