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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활동

교단에 부정적인 이미지, 회복했던 시간 [뉴스앤조이 9/29]

by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14. 10. 10.

교단에 부정적인 이미지, 회복했던 시간

총회 참관기예장통합, '목회 대물림 금지' 헌법 개정 이 정도면 잘됐다

데스크 승인 2014.09.29 17:11:21 김홍기 (protest)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지난 923, 나는 소망교회에서 열리는 예장통합 총회의 사흘째 날에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활동 일원으로 참관을 했다. 나로서는 처음 참관이었다. 일반적으로 성도들은 신앙 및 교회 생활하는 가운데 노회나 총회의 활동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것은 목회자나 장로님들의 역할로 미뤄 버린다. 물론 총회 회원 자격이 목사님이나 장로님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나는 참관을 통해서 그분들이 논의하고 의결한 사항이 바로 우리의 교회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이지만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총회는 4일에 걸처 진행되었다. 하루 참관이어서 전체적인 판단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총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가 참관한 셋째 날에는 세간의 주된 관심사였던 목회 대물림 금지에 관한 헌법 개정안 상정이 있었다. 이는 98차 총회에서 이미 결의된 사항을 이제 교단 헌법에 명문화하는 절차였다. 총회 결의가 구두 약속이라면 헌법 개정안 상정은 서면 약속인 셈이다.

 

신설할 조항에는 3개 항이 있었다. 1항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 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담임) 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내용이고 2항은 시무장로에 대한 같은 내용이다. 1, 2항은 이미 전년도에 결의된 만큼 재적 2/3이상 동의를 얻어 통과되었다. 사실 목사님이든 장로님이든 이는 자신들의 운신의 폭을 스스로 제약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바 '자기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만큼 오늘의 한국교회의 절박한 현실이기도 했다. 아무튼 잘된 모습이다.

 

그런데 문제는 3항이었다. 이는 이미 은퇴한 위임(담임) 목사나 시무장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니까 일단 목사든 장로든 일단 은퇴하면 해당 교회에 자신의 직계비속 또는 그 배우자를 위임(담임) 목사로 영원히 파송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여기에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목사나 장로의 교회 사랑을 지나치게 제한 한다는 요지였다. 일부는 3년 내지 5년의 제척 기간을 두자는 절충안도 있었다. 표결 결과는 부결이었다. 조금은 여운이 남는 결과였다. 하지만 비중이 절대적인 1항과 2항이 명문화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제 몫은 성도들에게 돌아왔다. 아무리 유익한 규정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만 하나님 앞에서 충성하면 그만이 아니다. 우리 신앙생활의 터전인 교회가 목회 대물림 시도로 인하여 더 이상 분란에 휩싸여서는 아니 된다.

 

사실 교회는 하나님 공의(公義)가 실현되는 장소이다. 공의라 함은 사사로움의 반대이다. 성경의 여호수아서를 보면 전쟁 후 전리품을 사사롭게 감추었던 아간은 그 가족, 짐승과 함께 아골 골짜기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신약에서도 소유를 판 값을 사사롭게 일부 감추었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도 즉시로 죽음을 당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사사로움이 밀입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기에 교회의 대물림은 사사로움의 극치로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미자립 교회에는 사사로움이 끼어들 여지가 적은 만큼 예외로 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당연하다고 본다. 이제 우리에게는 교회 대물림 금지에 합당한 근거를 마련한 만큼 목회 대물림에 보다 강하게 저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혹자는 여기에 하나님의 법이 아닌 교회법에 너무 집착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제기한다. 이는 세상법이나 교회법의 본질을 가치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까닭이다. 세상 법이나 교회 법의 본질은 가치(價値)가 아니라 약속(約束)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교회법 준수를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셋째 날에 신학교에 관한 청원 등도 처리되었다. 신대원 야간 학부 개설 여부를 놓고 찬반 논의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찬성도 반대도 충분한 논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답은 오직 하나님만 아실 것이라. 사람의 결론은 찬성이었다.

 

이상에서 수없이 많은 청원과 논의사항 가운데 일부만 인용했지만 총회의 옥의 티도 없지는 않았다. 이는 총회 내용과는 관계없는 일부 다른 교단이나 방송국 대표들의 인사말 등은 많은 비난을 받을 만했다. 관행이라 할지라도 각종 중요 의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귀중한 시간을 소비할 뿐 아니라 논의 흐름을 끊는다는 점에서 인사말이든 인사든 아예 받지 않았음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일종의 허례허식은 없어져야 한다. 오직 귀한 시간은 이 땅에 하늘 나라의 정립과 성도의 온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데 쓰여야 한다.

 

그리고 표결에 있어서 거수 숫자를 세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예산상의 문제가 있겠지만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개표 체계를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외에도 총대의 다양한 구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현재는 연로하신 목사님과 장로님들뿐이어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수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의제 상정이나 논의에, 보다 다양한 의견들을 포용할 수 총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루의 참관이지만 총회 대의원 1500명이 모여서 교회의 각종 현안을 논의 의결하는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질서 있는 가운데 명쾌한 논리로 찬반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 또한 좋았다. 그동안 총회라 하면 불법 선거 등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졌었는데 그래도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물론 하루의 참관이기에 표면의 모습만 바라보는 단면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명처럼 여기는 교회의 여러 가지 제도가 생성되고 결정되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참관이었다는 생각이다. 보다 많은 성도들이 총회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홍기 / 한국교회개혁포럼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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