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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활동

[예장대신] 첫번째 참관기입니다^-^ (2005년)

by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12. 1. 16.

[대신총회 둘째 날 참관기]실속 없는 총회는 이제 그만
여성총대 0%…합동정통과의 통합 문제로 다른 현안은 뒷전

 

지난 9월 13일,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는 날 아침 9시 30분 안양 새중앙교회에 도착했다. 제40회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총회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박4일로 진행되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올바른 교단총회 정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4개 단체가 연대한 단체다. 올해는 청∙장년으로 이루어진 자원 활동가 50여 명이 9~10월에 열리는 9개 교단의 총회를 참관한다.

나는 개혁연대 구교형 국장님과 한 팀이 되어, 예장대신 총회 둘째 날 참관하였다. 우리가 갔을 때는 개회 예배와 교단 통합에 관한 갑론을박의 토론을 마치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교회 앞마당은 목사들만이 살만한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로 가득 찼다. 오전 10시 제40회 예장대신 총회의 둘째 날 회의가 시작되었다. 질서요원 집사들의 통제 덕분에, 회의장은 차분하고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여러 안건들을 토의할 수 있었다.

#1. "여성총대, 없어?" "없어!"

   
▲ 예장대신 총회는 여성목사제를 실시하지 않는다. 더구나 총회에서 여성이 특송을 하는데도 관심을 갖고 든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 교단에서 여성 역할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진제공 교단총회공대위 사무국)
올해 공대위 활동가들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는 체크 리스트 작성. 체크 리스트의 첫 질문은 남녀 총대수에 관한 것이다. 나는 여성 총대수를 체크하기 위해 목을 빼고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모두 남자였다. 맙소사! 그제서야 공대위 카페에서 여성 총대에 관한 기사를 본 것이 생각났다.

CBS 8월 22일자 기사에 의하면, 전체 목회자 가운데 여성 목사는 1% 정도이며, 현재 여성 목사를 허용하고 있는 교단은 감리교·기장·예장 통합·성결교·기하성 등 교단 다섯 곳과 일부 군소 교단 몇 군데에 불과하다고 한다. 감리교는 1952년부터 4백여 명, 기장은 1976년부터 180여 명, 예장통합은 1996년부터 520여 명, 성결교는 2004년부터 20여 명의 여성 목사를 배출했다. 이들을 모두 합쳐도 1천여 명을 조금 넘는다. 예장대신은 아직 여성 목사를 인정하지 않은 곳이니, 여성 총대에 '0'이라고 쓰는 것이 당연하건만, 왠지 씁쓸했다.

장로와 목사의 총대 비율이 반반이지만, 주로 목소리 높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목사들이고 장로들은 잠잠했다.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여성이 등장한 것은 딱 두 번이었다. 목사님들이 드실 간식을 배분할 때, 그 간식을 드시는 동안 10여 명의 여자 성도들이 악기를 가지고 특송할 때였다. 정말 웃지 못할 광경이었다. 주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내 눈으로 보기에는, 간식 먹고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느라 총대들은 여성들의 특송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교회 안에 이미 굳어진 여성의 역할이 총회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고, 같은 여성의 입장으로 교회 안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또한 이번 총회의 가장 큰 논의가 예장합동정통과의 통합 문제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총회 안건 토의 내용에는 여성안수 등의 내부 개혁의 목소리나 통일·인권·경제 정의 등 대사회적 책임에 대한 것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교회 안에 목사 권위주의가 언제쯤이나 사라질까. 우리의 유교적인 습성과 본연의 죄성에서 벗어나 성경에서 보여주는 진정한 공동체를 언제쯤 따라갈까.  구조적 약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고민을 되풀이했다.

#2. 무엇을 위한 총회인가

   

▲ 2005년 9월 12~15일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제40회 예장대신 총회는 합동정통과의 통합 논의로 뜨거웠지만, 다른 현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사진제공 교단총회공대위 사무국)

나의 충격과 고민과 상관없이 총회는 계속 진행되었다. 회의는 아침부터 평탄치 못했다. 하나님의 개입을 바라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총회가 되기를 기도한 후, "발언 시 톤을 높이지 말 것"에 대한 유덕신 총회장의 유의 사항을 듣고 회의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되었던 것은 어제 저녁부터 이어진 실행위원회의 불법성 여부였다.

실행위원회의 불법성 여부가 중요한 것은, 실행위원회 2차 회의에서 합동정통과의 통합에 관해 노회에 찬반을 묻는 노회 수의를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행위원회의 회의가 불법이었다고 하는 편은 △무자격자의 참석 △회의록의 불분명 △회의를 알리는 공문에 의제를 통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면서 불법임을 주장했다. 그 반대편은 회의록을 정확히 기록했고 원래 실행위원회 공문에 의제를 통보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적법한 걸쳐 소집했음을 주장했다.

통합을 찬성하는 성명서를 낸 증경총회장단 내부에서도 정확한 모임 목적을 통보해 주지 않고, 불참자에게 묻지도 않고 성명서를 냈다는 주장이 들렸다. 통합에 대한 봄 노회 수의에서도 참여 노회 31개 중 찬성 23, 반대 8, 불참석 10개 노회였는데, 찬성했던 인천노회에서는 "찬성의 조건으로 대신이라는 이름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대신합동정통으로 될 경우에는 반대 입장이 된다"고 주장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총대들은 "예장대신 총회가 1500여 개 교회로 발전하고 있는데, 왜 지금 더 발전하려고 하지 않고 통합하려고 하느냐. 이러다 분열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우려를 밝혔다.

이외에도 통합과 관련해 교단통합추진위원회 보고조차 쉽게 넘어가지 못할 만큼 찬성과 반대가 극심했다. 계속 이러한 논의가 길어지니 총회 둘째 날 처리해야 할 보고와 논의 안건을 위해, 통합 문제는 총회의 마지막 날 기타 토의로 넘기기로 해서 겨우 논쟁이 줄어들었다. 다음 각부 보고가 이어졌지만, 총대들에게 주는 두꺼운 총회 의사 자료집에 다 나온 내용이라 총대들은 거의 대부분의 보고를 유인물로 대체하였다.

합동정통과 통합하면 서열 3위 장로교단

합동정통과 예장대신의 교단 통합 추진 과정 속에서 5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원칙적인 통합을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명칭을 '대신합동정통'으로 쓰기로 결정한 것. 셋째는 양 교단의 교단법을 준수하며 진행하자는 것. 넷째, 9월 총회 때 교단 통합 유무를 결의할 것. 다섯째, 교단 통합이 결의될 시 각 15인으로 구성된 교단통합전권위원회를 가동해 단계적으로 교단 통합을 추진할 것이었다.

총회 진행 내내 다행히 유덕식 총회장은 모든 총대들의 의견을 들으려 했고, 강압적인 교단 통합보다는 예장대신 총대 모두를 이해시키려 했다. 총대들도 조금의 반대나 예장대신 교단에 남으려고 하는 자들에 대해 함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마지막 날 교단 통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해, 3분의2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교단 통합 합의서에 결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교단을 통합하면 합동정통의 2,772개 교회와 예장대신의 1,554개 교회가 만나, 4,326개 교회로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에 이어 제3위의 장로교단이 된다.

계속되는 한국교회 분열의 역사에 합동과 연합이라는 좋은 예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더 큰 교단을 만들기 위한 작전에서의 연합일까? 이번으로 네 번 째 합동을 추진하는 것이란다. 합동을 위해 얼마나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들이고 있는가? 일 년에 한 번 교단의 중요한 사업과 안건을 논의하는 이 자리가, 진정 고민해야 할 사안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길 부탁드린다. 성도들의 헌금으로 성대하게 이루어지는 '성총회'가, 일부 목사와 장로의 잔치인양 권력과 이권 다툼의 자리가 되고 있다. 규모가 커지는 것만이 부흥이요 축복으로 생각하는 것을 지양하고 한국교회의 어그러져 가는 모습들, 즉 △재정의 투명화 △여성안수제 도입 △목회자 사례비 투명화 △미자립교회 지원 등에 대해 토론하고 평가하여 교단 안에 속한 교회들이 살아나고 튼튼하게 내실을 다지는 총회가 되길 바란다.

#3. '성총회'에 임하는 모습들?

   
▲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총대들. '하나님의 종'의 모습은 없고 온통 동네 아저씨들 뿐이다. (사진제공 교단총회공대위 사무국)
아침 10시 총회를 시작할 때 회의장에 배석한 총대는 287명, 점심 먹고 2시부터 시작된 회의에 배석한 총대는 318명, 오후 끝 순서인 총무 선거 시 투표수는 419표(전체 등록한 총대는 625명이다).

체크 리스트에 참석 총대수를 쓰기가 어려웠다. 400여 명이 자신의 이름이 부착된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오며 가며 만난 목사들끼리 인사하고, 둘씩 남는 자리 아무데나 앉아서 그동안 소식을 풀어놓는다. 회의 진행 중에도 신문을 보는 총대, 아예 의자에 기대어 자는 총대,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총대들도 보인다.

물론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놀랍게 느꼈던 것은 교회 안에서 성도들 앞에서 보여 주었던 격식과 '하나님의 선택 받은 자'라는 위상은 온데간데없고, 동네 아저씨들뿐이었다.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교인들이 와서 총회를 참관해도 이렇게 행동할까? 자신의 교회 성도들이 총회 회의에서 어떤 사항들이 결정되는지를 궁금해 하며 유심히 지켜본다면 이렇게 불성실할 수 있을까?

총대들만의 총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교회, 우리 노회, 우리 교단, 나아가 한국 전체의 교단이 하는 일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교회에 대한 책임을 주셨다. 좁게는 총회의 모습에서, 넓게는 한국교회 전체에서 목사 중심의 구조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의 선한 견제가 더욱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서로가 서로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이 일에 많은 청년들과 성도들이 함께 하길 부탁드린다.

김종미 / 교회개혁실천연대 간사

올바른교단총회정착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일정
기독교한국침례회 9월 26일 연세중앙교회
예장고신 9월 26~30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예장통합 9월 26~30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
예장합동 9월 27~30일 대전중앙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10월 25~27일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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