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 돈은 눈먼 돈?

기성 총회 박현모 직전 총회장 해외 출장비 1억 4000만 원 사용 논란...타 교단도 다르지 않아

 

각 교단 총회장들의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과도한 여행 경비 지출로 교단 재정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 열렸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조일래 총회장) 제107년차 총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박현모 직전 총회장이 임기 동안 해외 출장 명목으로 1억 4000만 원의 경비를 사용한 것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갔다.

대의원들은 임기 1년의 총회장이 한 달 평균 1천만 원 이상을 들여 해외 출장에 나섰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신재원 목사(강원서지방)는 "지난해 총회 예산이 긴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총회장이 66일 동안 1억 4천만 원의 돈을 사용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박현모 직전 총회장은 지난해 7월과 올 4월을 빼고 다달이 해외 출장에 나섰고, 미국과 유럽, 남미, 아프리카, 호주 등 전 세계를 돌며 1억 3920만 원을 사용했다.

박현모 직전 총회장은 총회장 중점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됐던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 위로 방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교사들과 해외 직할 지방의 성결 가족을 돌보고, 백년 만에 우리 교단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기성 총회 감사위원회는 출장 명령서와 출장 복명서 작성이 규정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비 지급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합리적인 지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교단 역시 출장비에 대한 사용처가 불분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장통합 총회(손달익 총회장)는 지난해 기준 업무 추진비로 6900만 원, 국외 여비로 9300만 원을 지출했는데 총회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의 해외 출장 경비가 두 항목 모두에서 산출돼 과다 지출 의혹을 사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 역시 임원 운영비 2억여 원 외에 국외 여비로 3천여만 원을 사용했다고 보고했을 뿐 구체적인 사용처는 제시하지 않았다.

교단 총회 공동대책위원회는 각 교회에서 걷힌 총회비를 관례적으로 눈 먼 돈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많다며, 총회 스스로 책임자 문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교형 목사(교단총회 공동대책위원회 위원)는 "잘못된 것에 대해 지적했을 때에는 잘못에 대해서 확인하고 설명을 해야지 관례라는 말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명백하게 판단을 해서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 재정에 대한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총회 임원들의 책임 있는 자세와 사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감사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송주열 기자 /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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